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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초보운전 1일차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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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월 28일 - 초보운전 1일차

 

아빠 없이 처음 도전한 운전. 이날을 잊을 수 없는 이유는 죽음의 레이스를 경험했기 때문이에요. 회사에 헬스장을 이용하려고 오전 6시 20분에 차에 탔습니다. 옆자리에 아빠 없이 운전하는 첫날이라서 너무 떨렸어요. 그런데 차 앞 창문에 성에가 잔뜩 낀 거예요. 창문의 1/3이 성에였어요. 손톱으로 긁거나 수건으로 닦아 내도 안 닦이는 거예요. 제 생각엔 차가 달리면 엔진 열이 올라와 성에가 녹을 것 같은 거예요. 그래서 일단 출발했습니다. 이게 저의 가장 큰 실수예요. 막상 도로로 나와보니 성에 때문에 앞이 잘 안 보이는 거예요. 이대로 운전하다간 위험할 것 같아서 갓길에 차를 세웠습니다. 수건으로 닦아도 성에는 하나도 안 녹았고 안 닦였어요. 순간 아빠가 이런 상황에서 히터를 틀었던 것 같아서  히터를 틀려고 했더니, 제가 히터 트는 방법을 안 배워서 모르는 거예요. 지금 생각해도 황당함. 급히 인터넷에 자동차 히터 트는 법이라고 검색해서 여차저차 히터를 틀곤 다시 차를 출발했어요. 그런데 얼마 못 가서 성에 위에 김이 서리는 거예요. 이때 정말 무서웠어요. 자동차 뒷창문까지 김이 다 서려서 빛만 보이는 지경이ㅜㅜ 2차로 갓길에 차를 세우곤 울었어요ㅋㅋㅋ너무 무섭고 시야도 좁고 성에는 하나도 안 녹았거든요. 울면서 일단 김을 수건으로 닦아 냈어요. 일단 회사는 가야 되니까 차를 출발했고 얼마 가지 않아 또 김이 서려서 3차로 갓길에 차를 세웠어요. 또 울면서 김을 닦았어요ㅋㅋㅋ 하 이때 진지하게 카카오 대리운전을 불러야 하나 고민했습니다. 그래도 7분 정도만 더 가면 회사였기에 다시 천천히 출발했어요. 뒤에 있는 차들이 빵빵 거리곤 내 차를 추월하고 또 빵빵하고 내 차를 추월해서 더 무서웠어요. 그런데 속도계를 보니 왜 그런지 알겠더라구요. 김과 성에로 시야가 가려져서 속도 체감이 안됐었는데 제가 고가도로에서 20~30킬로로 달리고 있더라구요. 차들이 화낼만하다...너무 반성합니다. 겨우 회사에 도착해서 주차를 하는데 아빠와 연습할 때랑 다르게 주차가 잘 안 되는 거예요. 주차하는데 체감상 한 10분 보낸 거 같아요. 힘들게 주차를 다 하고 시동을 끄는데 3차 눈물이ㅋㅋㅋ 성에와 김으로 시야가 좁은 상태에서 위험하게 운전한 것도 너무 서럽고 처음 운전하는데 이런 일을 겪은 것도 너무 서러워서 울었어요. 험난한 초보운전. 회사에 도착하니 아빠가 걱정이 됐는지 전화가 왔더라구요. 너무 서럽고 무서웠어서 아빠한테 패악 부렸어요 ㅋㅋㅋ 왜 히터 트는 방법도 안 알려주고 차 끌고 나가라고 하냐고. 제 패악을 다 받아주고는 아빠가 너무 대견하다고, 잘했다고 엄청 칭찬해주더라구요ㅋㅋㅋ 작은 일을 해내도 큰 칭찬을 해주는 울 아빠. 내 나이 30살이 넘었는데... 아무튼 기분이 이상했어요. 그날 퇴근할 때는 성에가 다 녹아 없어졌고 집에 도착해서는 아빠, 엄마한테 엄청 화냈답니다. 아빠가 버튼만 누르면 창문 성에가 다 사라지는데 그걸 안 가르쳐줬어요. 제가 차 타면서 항상 컵라면 같이 생겼다고 생각했던 버튼이 창문 성에 없애는 버튼이었더라구요 ^.^ 하하하 첫날 이야기는 여기까지에요. 첫날부터 운전 트라우마 생긴 것 같아요.

 

차에 타기 전 아침 풍경. 이때까지만 해도 평화로운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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