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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화 <어쩔수가없다> 솔직 후기와 개인적 해석 (+이동진 평론가의 한 줄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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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수 없다고 내세우는 자들이
만들어낸 실낙원의 통렬한 순환"

-이동진 평론가 <어쩔수가없다> 한줄평-

 
 
이동진 평론가의 한줄평에서
이 영화를 모두 요약하여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직 이동진 평론가의 별점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사람들은 4점 이상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어쩔수가없다>
지극히 개인적인 해석

※스포 존재함※

 

1. 예술적인 영화

일단 영화 자체의 미감이 아주 미쳐버린 영화였어요. 장면, 장면이 거의 예술 작품과 같았고 사람들은 미장센이 미쳤다고 표현하더라구요. 저도 이 부분에 완전 공감. 엄청 테크니컬한 프로가 만들어 낸 세공품을 보는 느낌이에요. 눈이 즐거운 영화입니다.
 

2. 사과와 뱀

영화의 극초반부에서는 이병헌(만수)의 가족들이 장어를 구워 먹는 장면이 나오면서 아들이 이거 뱀 아니냐고 하는 대사가 등장합니다. 그 후 이병헌은 25년 일한 공장이 외국 기업에 인수되면서 정리해고를 당하는데요. 사실 그 장어는 외국계 기업에서 이병헌에게 준 선물이었습니다. 영화에서는 뱀, 사과나무, 스마트폰 '애플'이 등장하면서 성경 창세기에 나오는 아담과 하와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아담과 하와는 뱀의 유혹에 넘어가 선악과를 먹은 죄를 지어 에덴동산에서 쫓겨나는 데요. 이병헌이 [태양제지]에서 잘리는 모습을 아담과 하와가 에덴에서 쫓겨나는 모습을 비유한 것 같습니다.

 

3. 이성민, 염혜란 부부

이성민, 염혜란 배우의 관계성이 흥미롭고 영화에서 두 분의 스토리가 가장 긴장감 넘치고 재밌었습니다. 20대 젊은 시절에 만나 서로 애정하고 증오하는 중년부부의 모습이 흥미로웠고, 엎치락뒤치락하는 액션(?)씬이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염혜란 배우가 짧지만 굉장히 임펙트가 강한 역할이셨는데, 산에서 돗자리를 메고 사뿐사뿐 걸어오면서 이성민의 팔짱을 끼는 모습에서 춤을 추는 듯한 발랄함이 느껴졌습니다. 또한 염혜란 배우의 대사 중 인상적인 부분은 "실직을 한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네가 실직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그게 문제"라는 부분이었어요. 영화에서 이성민도 제지 공장에서 실직한 이후 가족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어디든 취업해서 열심히 일할 생각 없이 오로지 자신이 일해 온 [제지]와 관련된 업무만을 하려고 고집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 장면은 남녀 할 것 없이 누구든 공감할만한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구든 오랫동안 자신이 행해온 직장이나 업무를 중단하고 회사에서 잘리면 바닥부터 시작하는 일이 자존심이 상하고 힘든 일이죠.
 

제일 좋아하는 장면

 

4. Ai 시대에 대한 경각심

영화 극초반에서 제지를 만드는 통나무들을 옮기는 일들은 모두 사람이 지게차로 직접했습니다. 영화의 마지막에서는 Ai와 같은 벌목 기계들이 나무를 잔인하게 베어버리고, 단 1명의 사람과 Ai들이 제지 공장을 가동하는 것을 보면 굉장히 많은 생각을 떠올리게 되면서 씁쓸한 느낌이 듭니다. 아마도 우리의 미래를 투영하는 것 아닐까요.
 

5. 태양제지와 문제지

이병헌(만수)이 25년 다닌 [태양제지]에서 [문제지]로 직장이 바뀌었는데, "태양과 달"의 상징적인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태양은 말 그대로 활력, 생명력, 빛을 뜻하고 달은 스스로 빛을 내는 존재가 아닙니다. 달은 태양의 빛의 반사시켜 지구에 빛을 비춰주는 역할을 하므로 굉장히 의존적이고 수동적인 의미를 가집니다. 영화에서 이병헌이 가족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낼 때는 태양빛이 아주 찬란하게 비추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 태양광선 아래에서 빛을 한 몸에 받으며 행복해하죠. 하지만 실직 후 면접을 보는 장소에서 이병헌에게 비치는 햇빛이 너무 강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눈앞을 멀게 만들죠. 그래서 이병헌은 살짝 옆으로 옮겨 그늘로 스스로 들어가 버립니다. 이를 통해서도 알 수 있는 것은 [태양제지]에서 [문제지]로 취업을 성공한 것은 행복하고 긍정적인 일만은 아니라는 의미로 느껴집니다. 실제로 [문제지]에서 일하고 있는 이병헌은 무뚝뚝한 표정으로 인공지능 로봇들과 함께 수동적이며 의존적으로 삭막하게 일하고 있는 모습이 연출됩니다.

 

 

6. 첼로 신동

이병헌과 손예진의 딸 '리원'은 첼로 신동으로 나오는데, 레슨 선생님 앞에서는 연주를 하지만 부모님 앞에서는 한 번도 연주를 들려준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영화 내내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리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입니다. 그 이후 영화의 마지막에서 리원은 처음으로 첼로 연주를 하게 됩니다. 알고 보니 스케치북의 낙서들은 제작하고 있던 악보였던 것이죠. 자신의 악보가 완성되지 않아 연주를 하지 않았던 것 같고 처음이자 마지막 연주는 영화에서 아주 극적인 역할을 해냅니다.

 

7. 떡밥 회수는?

저는 하나의 선이 쭉 연결되어 자연스러운 흐름을 만드는 영화를 좋아하는데요. 잘 만들어진 영화를 보면 떡밥을 뿌려 마지막에 전부 수거가 되면서 하나로 연결되어 '잘 만들어졌다'라고 느끼게 되는데, <어쩔수가없다>는 뚝뚝 끊기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제가 받아들이기에는 개연성이 부족하게 느껴지고 머릿속에 물음표(?)가 들면서 그럼 앞에 떡밥은 뭐였지? 수거도 없이 지나간건가? 하는 생각들이 종종 드는 영화였습니다.
 


 
전체적으로 영화를 보고 나면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감독이 의도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지만,

관객들 마음속에 100% 와닿지는 않는

영화였다고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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